자외선차단제 올바른 사용법 (적정량, 도포순서, 덧바르기)

선크림을 10년 넘게 매일 바르면서도 제대로 바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에스테틱 샵을 운영하다 보니 그게 얼마나 착각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 고객분들을 보면서 저 자신도 돌아보게 됐고, 자외선차단제 하나를 두고도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적정량, 도포순서, 덧바르기 — 이 세 가지만 제대로 알아도 피부가 달라집니다.

자외선차단제 올바른 사용방법

선크림, 얼마나 바르고 계십니까 — 적정량의 진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에스테틱 샵을 운영하면서 피부 관리를 받으러 오시는 분들 중에 선크림을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큼 바르는 분을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대부분 손가락 한 마디도 안 되는 양을 얼굴에 쓱 문지르고 끝내십니다. 처음에는 '그래도 어느 정도는 되겠지' 싶었는데, 직접 확인해보니 차단 효과가 절반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SPF(Sun Protection Factor), 즉 자외선B 차단 지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SPF란 자외선B(UVB)를 얼마나 차단하는지 나타내는 수치로, SPF50이라면 피부에 도달하는 UVB를 50분의 1 수준으로 줄여준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 수치는 제품을 적정량 도포했을 때 기준입니다. 양이 적으면 SPF50짜리 제품도 실제 차단 효과는 SPF10~15 수준으로 뚝 떨어질 수 있다는 게 피부과 전문의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PA(Protection grade of UVA) 등급도 마찬가지입니다. PA란 자외선A(UVA)를 차단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등급으로, PA+부터 PA++++까지 표기됩니다. UVA는 피부 깊숙이 침투해 광노화, 즉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노화를 일으키는 주범입니다. 일반적으로 SPF 수치만 신경 쓰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PA 등급을 반드시 함께 확인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실외 활동이 많은 날이라면 PA+++ 이상 제품을 선택하시는 게 맞습니다.

권장량은 얼굴 전체 기준으로 500원짜리 동전 크기, 또는 검지 손가락 두 마디 길이 정도입니다. 실제로 이 양을 덜어놓으면 생각보다 훨씬 많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답답하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피부에 제대로 펴 바르면 그 불편함보다 얻는 게 훨씬 큽니다. 부족하게 바르는 것보다 넉넉하게 바르는 쪽이 어떤 상황에서도 낫습니다.

기초케어 전이냐 후냐 — 도포순서를 둘러싼 오해

제가 직접 고객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선크림은 언제 바르나요?"입니다. 놀랍게도 기초케어 전에 먼저 바른다는 분들이 생각보다 꽤 많았습니다. 이 부분은 제 경험상 꽤 오랫동안 잘못된 상식이 퍼져 있던 영역입니다.

자외선차단제의 도포 순서는 기초케어 마지막 단계가 정답입니다. 토너로 수분을 정돈하고, 세럼(피부에 유효 성분을 집중 공급하는 고농축 기초 제품)으로 유효 성분을 흡수시키고, 크림으로 보습막을 형성한 뒤, 모든 기초케어가 충분히 흡수된 상태에서 선크림을 올려야 차단 필름이 제대로 형성됩니다. 선크림을 피부에 바로 올리면 기초케어 성분 흡수가 방해받고, 차단막 자체도 고르게 형성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외출 15분 전에 미리 발라야 한다는 점입니다. 무기자차(無機紫遮), 즉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는 성분이 피부 표면에 물리적으로 반사막을 형성하기 때문에 도포 직후부터 효과가 나타납니다. 반면 유기자차(有機紫遮), 즉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에 흡수된 뒤 자외선을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방식이라 도포 후 15분 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바르자마자 나가시는 분들이 많은데, 유기자차 제품을 쓰신다면 반드시 15분 여유를 두셔야 합니다.

무기자차와 유기자차 중 어느 것이 좋냐는 질문도 자주 받습니다. 무기자차는 산화아연(zinc oxide), 이산화티탄(titanium dioxide) 같은 성분이 주를 이루며, 피부 자극이 적어 민감성 피부에 적합합니다. 다만 백탁 현상, 즉 피부가 하얗게 떠 보이는 현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유기자차는 발림성이 좋고 백탁이 없지만, 일부 성분이 민감한 피부에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어 성분 확인이 중요합니다. 제 샵을 찾는 민감성 피부 고객분들께는 무기자차를 기본으로 권해드리고 있습니다.

무기자차와 유기자차를 선택할 때 참고할 수 있는 핵심 기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피부 자극이 걱정된다면 산화아연, 이산화티탄 성분의 무기자차를 선택하세요.
  2. 백탁 없이 자연스러운 마무리를 원한다면 유기자차를 선택하되, 성분표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3. SPF는 30 이상, PA는 +++ 이상을 기준으로 고르는 것이 일반적으로 권장됩니다.
  4. 민감성, 아토피성 피부라면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 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한 번 바르면 끝? — 덧바르기가 선크림의 완성입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이 가장 많이 간과되는 지점입니다. 아침에 꼼꼼하게 선크림을 발랐는데 점심 이후에는 사실상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상태와 다를 게 없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 번 바르면 하루 종일 간다고 알고 계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자외선차단제는 땀과 피지에 의해 2~3시간이 지나면 차단 효과가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광분해(Photo-degradation)라는 현상도 작용합니다. 광분해란 자외선차단제 속 유효 성분이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화학적으로 분해되어 차단 기능을 잃는 현상을 말합니다. 즉, 선크림을 바른 채 야외에 오래 있을수록 제품 자체가 소모되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2~3시간마다 덧바르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외출 중에 풀 스킨케어를 다시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선스틱이나 선쿠션입니다. 선스틱은 스틱 형태로 메이크업 위에 바로 올려 덧바를 수 있고, 선쿠션은 쿠션 타입으로 자연스럽게 덧바름과 동시에 커버력도 보완됩니다. 저도 고객분들께 외출 가방에 반드시 선스틱이나 선쿠션 하나는 넣어두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광노화 예방 측면에서 자외선차단제의 효과는 이미 과학적으로도 확인된 사실입니다. 대한피부과학회를 비롯한 피부과 전문 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자외선차단제를 가장 효과적인 안티에이징 수단으로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비싼 안티에이징 크림보다 선크림을 제대로 바르는 것이 피부 노화 예방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은 제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피부 전문의들이 수십 년간 강조해온 근거 기반의 결론입니다. 자외선이 피부 노화의 약 80%를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출처: 하이닥 뉴스) 또한 대한피부과학회에서도 매일 SPF30 이상의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할 것을 공식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대한피부과학회)

다만 한 가지 짚어드리고 싶은 것은, 강한 차단 효과만 쫓아 독한 성분의 제품을 고르다 보면 눈시림이나 접촉성 피부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외선 차단도 중요하지만, 내 피부 타입과 성분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차단 지수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제품이 아닌 이유입니다.

선크림은 사용법이 복잡한 제품이 아니지만, 제대로 쓰지 않으면 바른 것과 안 바른 것의 차이가 거의 없어집니다. 적정량을 기초케어 마지막 단계에, 외출 15분 전에 바르고, 2~3시간마다 덧바르는 것. 이 세 가지가 전부입니다. 지금 사용하시는 선크림이 아무리 고가 제품이라도 이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효과는 반감됩니다. 오늘 아침부터 양을 한 번 더 늘려서 발라보시길 권합니다. 10년 후 피부는 지금의 습관이 만듭니다. 이 글은 에스테틱 종사자로서 제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피부과 의학 조언이 아닙니다. 피부 트러블이나 특이사항이 있으시면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 https://news.hi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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